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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료이야기 유의미한 주요 사료를 소개하고 그 배경과 맥락을 정리해 제공합니다.

정치인 노무현의 진정한 시작을 포착하다

[기증사료 이야기16 김종구 전 기자] 3당합당 반대 사진 "이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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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대전의 중도일보에서 사진기자 생활을 시작한 김종구 기자는 1989년 울산의 경상일보로 자리를 옮깁니다. 그리고 이듬해 서울주재기자로 발령이 납니다.

김종구 기자가 서울로 발령받은 1990년, 한국정치는 지역주의를 기반으로 한 거대여당 민주자유당 창당으로 출렁였습니다. 새해 벽두부터 정계개편론이 흘러나오더니 1월 22일 당시 민주정의당 총재인 노태우 대통령, 김영삼 통일민주당 총재, 김종필 신민주공화당 총재가 청와대에서 회동, 3당합당을 전격 선언했습니다.

통일민주당은 1월 30일 오전 9시 서울 마포 당사에서 3당합당 결의 임시전당대회를 개최합니다. 지역신문의 서울주재 사진기자로선 하루하루 어떤 현장을 택하느냐가 중요합니다. 정치 분야는 물론, 주요 사건사고에 이르기까지 홀로 커버해야 하는 처지이니 불가피한 선택이기도 합니다. 김종구 기자는 이날 일찌감치 통일민주당사로 나갔습니다. 전당대회 행사장을 바라보며 연단 뒤쪽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오전 9시가 되자 1,164명의 대의원 가운데 900명 안팎의 대의원과 당직자들이 행사장을 가득 채웠습니다. “통합에 의해 집권당의 간판을 내리게 한 것은 구국적 차원의 혁명적 결단”이라는 김영삼 총재의 치사에 이어 합당에 대한 모든 권한을 총재에게 위임하는 안이 상정되는 순간이었습니다. 김종구 기자의 눈에 연단 너머 왼쪽에 한 국회의원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본능적으로 셔터를 누르기 시작했습니다.
“이의 있습니다! 반대토론 해야 합니다!” 오른손을 번쩍 치켜든 초선의원 노무현의 외침이 이렇게 포착됐습니다.

자서전 <운명이다>의 한 대목입니다. “이때부터 나는 쉼 없이 싸웠다. 지역 분열주의에 맞섰고 기회주의에 대항했다. 내가 대통령에 출마하면서 내세웠던 구호 ‘원칙과 통합’은 이 기나긴 싸움의 핵심을 표현한 것이었다.”(116쪽)
그렇습니다. 3당합당은 노동운동 지원의 연장선으로 국회의원이 된 노무현이 정치의 길로 본격 뛰어든 중요한 변곡점이었습니다. “이의 있습니다”라는 외침은 정치권의 반칙과 분열 기도에 온몸으로 저항한 정치인 노무현의 시작, 그 선포였던 셈입니다.

김종구 기자의 사진이 다시 떠오른 건 원외정치인 노무현이 대선에 출마한 ‘덕분’이었습니다. 김종구 기자는 1990년 1월 30일 그날 찍은 사진을 그냥 덮어두고 있었습니다. 울산 본사에 송고하지도 않았습니다. ‘통일민주당 해산’, ‘민자당 출범 가속’이 주된 관심사인 당시에 한 초선의원의 ‘소동’이 자리할 지면은 어차피 없었기 때문입니다.
김종구 기자는 1999년 기자생활을 마무리하고 강원도 강릉에 사진관을 엽니다. 그러던 중 2002년 새천년민주당 국민참여경선에서 ‘노풍’을 접합니다. ‘경포’라는 닉네임으로 노사모에도 가입합니다. 그해 4월 강릉에서 열린 노사모 모임에 참석하며 12년 전 찍은 사진을 떠올렸습니다. 그리고 집에서 그때 사진을 다시 찾아 노사모 홈페이지에 올립니다. 정치인 노무현의 상징이자 대표 이미지로 자리 잡은 이 사진이 사실 그때서야 세상에 나온 겁니다.

기증사연 소개가 늦었습니다. 지난 11월 2일 노무현사료연구센터는 김종구 전 기자로부터 이 두 장의 사진을 정식으로 기증 받았습니다. 노무현재단의 각종 추모기념사업에서 소중하게 활용될 것입니다. 온양역까지 마중 나와 집으로 안내한 김종구 전 기자의 승용차에는 세월호 추모리본이 걸려있고 집 울타리에는 노란 바람개비가 날렸습니다. 명함에 인쇄된 집 전화번호 끝자리는 ‘0523’이었습니다. 충남 아산시에 새 둥지를 튼 지 5년째입니다.
노사모 회원으로 임기 말 청와대에서, 퇴임 직후 봉하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만나기도 했습니다. 청와대 방문 때 큰 액자에 넣어 선물한 “이의 있습니다” 사진은 지금도 봉하 대통령의 집에 보관되어 있습니다.
사진에 얽힌 이야기, 사진과 함께 살아온 이야기를 듣고 나서 재단 회원들과 나누고 싶은 한 말씀 부탁드렸습니다. 짧은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사람 사는 세상, 함께 만들어갑시다.”
그런 마음이 점점 더 뜨거워지고 거대해지는 요즘입니다. 뜻깊은 사진 기증해주셔서 거듭 감사드립니다.

▲ 노무현 대통령과 김종구 기자. 2008년 3월 30일 강원노사모 방문 당시 촬영

노무현사료연구센터는 여러분의 노무현 대통령 관련 사료 기증을 기다립니다.
변호사 시절 상담과 변론, 민주화운동 관련 자료, 정치인 활동과 선거 자료, 대통령 재임 시절 참여정부 국정운영 관련 개인기록, 퇴임 후 봉하에서의 만남 등 노 대통령의 자취가 깃든 것이면 무엇이든 좋습니다. 기증해주시는 사료는 한국 현대사에서 노무현 시대를 기록하고 그 의미와 가치를 알리게 될 것입니다.

이메일 : archives@knowhow.or.kr
전화 : 1688-0523(내선 5번)
팩스 : 02-713-1219

 

  • 김상철/노무현사료연구센터
  • 2016.12.06
  •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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