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현, 이혜자의 구술은 노무현을 처음 만났을 때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재판장을 찾아가 시를 전달하고, 변론과정에서 전태일의 삶을 인용하는 등 법정 안팎에서 변호사로서 피고인을 위해 최선을 다하던 모습을 인상 깊게 기억하고 있다. 노 변호사는 문성현에 대해 ‘서울대까지 나와서 왜 노동운동을 하게 됐는지’ 궁금해 했다고 한다.
문성현과 이혜자는 함께 노동운동의 길을 걸어온 동지이자 부부다.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문성현은 1980년 동양기계에 입사, 노동현장에 투신한다. 81년 문성현과 결혼한 이혜자는 서울 구로공단 봉제공장에 취업해 학생운동을 하다, 남편을 따라 경남으로 터를 옮긴다. 1985년 6월, 문성현이 (주)통일의 노조위원장이 되고 얼마 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연행되어 수감당하면서 노무현과 첫 만남이 이루어진다. 이후 문성현은 1994년 전국노동자협의회 사무총장, 1999년 민주노총 전국금속연맹위원장을 역임하며 한국 노동운동사의 큰 인물로 성장한다. 2006년에는 민주노동당 대표를 맡는 등 대통령 재임기까지 노무현과 긴 인연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