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띄기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노무현사료관 로고

전체 메뉴 열기
검색

검색

“버스비 없어 삼사십 길 걸어 다녔다” 

고교 스승들의 기억 … 빼딱했지만 지금 보면 한발 앞섰던 것

노무현 대통령은 고교 시절 어떤 모습이었을까?

노무현 대통령의 최종 학력은 ‘부산상고 졸업’이다. 고교 시절을 ‘너무 서럽고 괴로워 수없이 눈물을 쏟았던’ 어렵고 힘겨웠던 방황의 시기였다고 했다. 그런 어려움과 방황을 거쳐 부산상고를 자신의 삶을 만든 ‘결정적 존재’가 됐다고 회고했다.

당시 부산상고는 경남 지역의 ‘가난한 수재’들이 모이는 곳이었다. 노무현은 진영중학교를 졸업한 뒤 진학을 포기했다. 가난 때문이었다. 가족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고 5급 공무원(지금의 9급) 시험을 준비했다. 큰형님이 알고 화를 내면서 부산상고 시험을 치게 했다. 장학금을 받고 공부할 수 있고, 졸업하면 쉽게 은행에 취직할 수 있다는 말에 노무현은 1963년 부산상고에 진학했다.


(사진/왼쪽) 제53회 부산상고 졸업앨범 증명사진
(사진/오른쪽) 부산상고 행사에 참석하여 친구들과 기념촬영하는 학생 노무현(맨오른쪽)

부산상고 친구들은 대부분 가난한 시골 출신이었다. 졸업 뒤 은행이나 국영기업체에 취직하려고 열심히 공부했다. 그러나 노무현은 공부에 집중하지 못했다. 가난이 발목을 잡았다. 부모님이 살고 있던 경남 김해 진영은 3년 연속 수해가 나서 농사가 다 망했다. 뒷날 그는 “그때가 가장 어려운 시기였다”고 기억했다. 모든 것이 힘들었다고 했다. 공부를 계속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이 계속됐다. 사법고시를 볼 생각을 하면서 틈틈이 <고시계>나 법률 서적을 읽었지만 꿈과 현실의 차이가 너무 컸다. 결석도 자주 했고, 성적은 중간 이하로 떨어졌다. 3년 내내 한 푼이라도 싼 곳을 찾아 하숙, 자취, 빈 공장 숙직실을 전전했다. 졸업을 앞둔 초겨울엔 아무 데도 갈 곳이 없어 학교 교실에서 두 밤을 혼자 지내기도 했다. 밤새 이를 악물고 떨면서 추위를 견뎠다. 다음 날 이가 아파 밥을 한 숟갈도 먹지 못했다. (유시민 저 <운명이다> 중)


(사진) 부산상고 개교107주년기념 동문 체육대회에 참석하여 어린 후배들의 서명요청을 받는 노무현 대통령 후보

이때의 노무현을 지켜본 사람들이 있다. 5월 15일 스승의 날을 맞아 노무현 대통령의 부산상고 시절 은사인 이길상(음악)·정원상(체육) 선생 등의 기억을 모았다.

정원상은 노무현이 “음악 시간에 잠을 자서 막 쥐어박았다”라며 “나중에 음악 시간에 왜 잠을 잤는지 (알고 나니) 눈물 날 일이었다”라고 했다. “구포에서 서면 학교까지 삼사십리 길을 걸어오니까 다리가 아프잖아요. 점심때는 또 많이 피곤할 거 아닙니까. 그래, 음악실에 와서 누워 자면 내가 쥐어박곤 했는데 얼매나 부끄러운지…”라며 그런 상황을 몰랐던 것을 안타까워했다. “그런 고통과 도전, 고난과 역경이 기회가 됐다”라고 제자의 성공을 뿌듯해하기도 했다.

제자 노무현은 당시 부산상고에 다니던 동생과 가까운 친구여서 더 관심이 있었다고 했다. 나중에 한 달 치 버스비를 준 적이 있는데 책을 살 돈이 없었던 노 대통령이 그 돈으로 위인전을 사서 읽었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체육 교사였던 이길상 선생은 당시 부산상고는 “어려워서 아무래도 대학을 못 가니까 은행이나 국영기업체 또 그렇지 않으면 졸업하고 바로 직장생활을 하려고 오는 학생들이 많았고 시골에서 오는 비율이 높았다”라고 했다.

제자 노무현에게는 남다른 점이 있었다.

“우리가 볼 적에는 조금 빼딱했다. 그때 우리는 구세대고 지금은 그게 정상이죠, 앞선다는. 우리가 볼 때는 그렇다고 크게 옆길로 나가는 것은 아니었고 그러니까 반 학생들보다 한발 앞섰다는 것을 지금 내 가만 생각해 보면 느껴집니다”. 

“자기는 대학을 안 간다”라는 얘기를 들었다고도 전했다. 체육 관련해서는 “농구에 상당한 흥미를 가지고 참가했다”라고 기억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2003년 5월 초중고 은사들을 초대해 만찬을 가진 자리에서 “끝까지 자랑스러운 제자가 되겠습니다”라며 선생님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부산상고 시절 배운 타자 실력 덕분에, 자신과 같은 연배 사람들과 달리 “열 손가락 다 써서 (타이핑)합니다”하고 자랑을 하기도 했다.


(사진) 2003년 5월 8일, 대통령 내외 초중고 은사 초청 오찬

  • 노무현사료연구센터
  • 2026.05.14
  •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이전글“어버이의 마음, 농부의 마음으로 회초리를 들어달라”

목록

목록
위로
(03057) 서울시 종로구 창덕궁길 73 전화 82-2-1688-0523 팩스 82-2-713-1219 이사장 정세균 사업자번호 105-82-17699
PC버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