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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언론 보도는 어떠했는지, 꼭 확인해보길"

[기증사료 이야기15 한 시민] 노 대통령 관련기사가 실린 도서 85권

 

노무현 대통령 서거 5주기 추도식을 치른 직후인 5월 27일, 노무현사료연구센터에 두 박스의 우편물이 도착했습니다. 박스 두 개에는 각종 주·월간지와 단행본 85권이 빼곡하게 채워져 있었습니다. 2001년부터(1989년 나온 단행본도 한권 있었습니다) 퇴임 후인 2008년까지 인터뷰를 비롯해 노 대통령 관련기사가 실린 주·월간지, 노 대통령을 다룬 단행본들이었습니다.

덕분에 기증서적을 정리하는 성수현 선임연구원 자리가 한동안 책으로 뒤덮였습니다. 그중에는 사료연구센터에서 인터넷 상에 떠있는 기사로만 보관하고 있던 자료도 있었습니다.

당연히, 기증해주신 분이 어떤 분인지 궁금했습니다. 연락을 드렸지만 안타깝게도 홈페이지에 이름은 밝히지 않길 바라셨습니다. 대신 기증사연과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얘기해주셨습니다. 4·19 당시 ‘창경원’으로 학교 소풍을 가셨다고 하니 나이도 적지 않은 분이었습니다.

기증자분은 2002년까지도 노 대통령에 대해 “명패를 던진 거”말고는 잘 몰랐다고 합니다(“명패를 던진 거”라 함은, 1989년 12월 31일 국회 5공특위 및 5·18광주특위 연석청문회에서 벌어진 명패 투척 사건을 말합니다). 그해 대선 때도 노 대통령을 찍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투표 여부와 대통령에 대한 입장은 그러나 달랐습니다. 일찍부터 인터넷을 시작했다는 기증자분은 대통령 취임 이후 새로운 문제의식을 가집니다. 노 대통령이 하는 일들은 옳다고 생각했는데 인터넷에서 비난과 욕설, 비아냥대는 댓글들이 쏟아지는 것을 가만 볼 수 없었다는 겁니다.

“거기에는 나름 논리적인 양 치장하지만 말도 안 되는 얘기들이 많았어요. 일반인들이 그냥 읽다보면 속아 넘어가기 쉬운 글이라고 생각했고 그때마다 내가 아는 역사적인 진실,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꼬박꼬박 반박글을 올렸죠. 특히 나쁜 미디어, 나쁜 신문들이 저질스럽게 조작한 ‘소설’을 써대면서 대통령이 너무나 많은 오해를 받아왔잖아요. 때로는 밤새 댓글을 달면서, 노 대통령이 돌아가실 때까지 그 일을 계속했어요.”

그러다가 제대로 반박하기 위해서라도 노 대통령은 물론, 노 대통령을 왜곡한 내용들에 관해서도 잘 알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답니다. 그래서 ‘노무현’을 검색해서 나오는 책들을 단골 헌책방집에서 다 구입했다는 겁니다.

“노 대통령에 관해 얼마나 말도 안 되는 기사들이 많았는지 확인하고 싶었어요. 단행본은 그래도 사람들이 사볼 거라 생각하는데 주·월간지는 대부분 읽고 나서 버리잖아요? 그래서 일부러 잡지 중심으로 샀던 건데요. 사실 사놓고 나서 다 읽어보지는 못했어요. 그러다 5주기가 돌아오면서 ‘묵혀두지 말고 일단 기증이라도 하자, 그래야 나중에라도 다시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던 거죠.”

기증도서 가운데 노 대통령에 관한 유의미한 기사 외에 그리 ‘우호적이지 않은’ 내용의 잡지도 많았던 건 그래서였습니다. 기증자분은 이런 바람을 함께 담아주셨습니다.

“나중에 노 대통령 기념관이 만들어지면 거기에 조그마한 카페라도 만들어서 이 책들을 꽂아주면 좋겠어요. 기념관을 찾은 젊은 사람들이 그때 얼마나 황당한 기사들이 많았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말이죠.”

수구언론에 비친 ‘노무현 5년’이 어떠했는지, 그리고 ‘노무현 5년’은 실제 어떤 세상이었는지를 ‘사실’로써 남기는 일도 사료연구센터의 중요한 사명입니다. 기증자분의 당부에 감사함과 함께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기증자분은 “최소한 옳은 것과 나쁜 것을 구분할 수 있는 정상적인 시대가 다시 오길 바란다”고 덧붙이셨습니다. 관심과 참여에 거듭 감사드리면서 참여정부 통일외교안보 비망록 <칼날 위의 평화>를 펴낸 이종석 전 통일부장관의 서문 일부를 소개하는 것으로 저희의 다짐을 대신하겠습니다.

나는 특히 두 가지 이유에서 비망록을 집필하기로 결심했다. 첫째, 나는 참여정부가 통일외교안보 분야에서 수행했던 일들에 대해 그 성공과 실패, 성취와 시행착오, 긍지와 아쉬움을 왜 그렇게 했는지 또는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와 함께 ‘있는 그대로’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는 역사적 책무를 느꼈다. 둘째, 노 대통령을 사랑하는 많은 이에게 그들의 가슴속에 살아 있는 대통령이 자랑스러운 지도자였다는 사실을 주관적인 해석이 아니라 객관적 사실로써 보여주고 싶었다.

지난 2월부터 시작한 ‘기증사료 이야기’ 연재를 이것으로 마칩니다. 더 많은 사료가 수집·정리되면 그만큼 더 많은 이야기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대신 노 대통령에 관한 ‘사료 이야기’를 그때그때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노무현사료연구센터는 항상 여러분들의 기증사료와 기증정보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메일: archives@knowhow.or.kr
 전화: 1688-0523/내선번호 5


  • 김상철/ 노무현사료연구센터
  • 2014.06.20
  •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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