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직한 휘호는 아니었습니다. 아는 사람만 아는 고사성어도 아니었습니다. 대신 펜으로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적었습니다. 가장 즐겨 쓴 문구는 ‘사람 사는 세상’이었습니다.
“지금도 사인을 해달라고 하면 ‘사람 사는 세상’이라는 문구를 씁니다. 사람 사는 세상에 참여정부의 핵심사상이 담겨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이 사람으로 대접받는 사회, 이것은 자유와 평등, 인권과 민주주의를 포함하는 개념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중요한 것은 사람이 사람 노릇하고 사는 사회입니다. 도리를 다하는 인간, 주권을 행사하는 국민, 이것이 저는 사람 노릇이라고 생각합니다. … 그래서 공동체의 근본적인 지향점을 저는 그렇게 표현했습니다.” (2007년 6월 2일 참여정부평가포럼 특강)
‘사람 사는 세상’만이 아니었습니다. 2000년 16대 총선에서 낙선한 ‘바보 노무현’은 노사모로 활동한 고등학교 학생에게 그해 8월 2일 친필편지를 보냅니다. 편지에는 이렇게 적혀있습니다.
‘착하고 아름다운 사람. 땀 흘려 노력하고 그 보람으로 큰 꿈 이루세요. 이웃에게 기쁨을 나누어주는 그런 아름다운 꿈을!’
국민참여경선을 거쳐 민주당 대선후보가 된 노무현은 2002년 10월 27일 국민참여운동 대구경북본부 출범식 플래카드에 ‘우리는 승리한다. 사람 사는 세상’이라고 적었습니다. 그의 글대로 제16대 대선에서 승리한 대통령 노무현은 취임 첫해인 2003년 10월 10일 광주노사모 회원들에게 친필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강물은 굽이쳐 흐르지만 결국 바다로 갑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여러분도 함께 가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이기고, 지고, 환호하고, 낙담하는 가운데, 나라와 국민은 언제나 이기는 길로 가야 합니다.’
퇴임 후 고향 봉하마을로 돌아간 노 대통령은 2008년 3월 8일 첫 외부행선지로 부산민주공원을 방문했습니다. 방명록에 그는 세 마디를 남깁니다.
‘돌아왔습니다. 계속하겠습니다. 거듭 감사드립니다.’
봉하 방문객들과 함께 행복했던 시절, 같은 해 5월 31일에는 사법연수원 동기 내외들과 함께 찾은 진영읍내 식당에서 ‘작년에 왔던 각설이 생각이 나서 또 왔네’라는, 익살스런 문구를 적기도 했습니다. 사람 사는 세상의 또 다른 표현도 있습니다.
‘땀으로 지켜낸 아름다운 세상입니다.’
2008년 4월 14일 경남 창녕군 우포늪을 방문했을 당시 방명록에 적은 문구입니다.
당신이 간직하고 계신 노무현 대통령의 친필이 있으십니까. 우리는 더 많은 노 대통령의 친필, 거기에 담긴 그의 지향과 마음을 만나고 싶습니다. 노무현사료연구센터에서 서거 5주기에 즈음하여 노 대통령의 친필을 찾습니다. 서명도, 메모도, 편지도 좋습니다. 친필을 보관하고 있는 분이나 장소를 알려주셔도 좋습니다.
5월까지 메일(archives@knowhow.or.kr)이나 전화(1688-0523/내선번호 5)로 연락해주십시오. 기증자의 의사에 따라 원본 또는 사본 기증, 기증자 정보와 기증 사료의 공개 여부 등을 정할 수 있습니다. 기증자에게는 소정의 감사장, 답례품과 함께 노무현사료관의 기증자 명단에 등재됩니다. 여러분의 참여로 더 많은 분들이 노무현의 친필을, 그리고 노무현을 다시 만날 수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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