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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동초’ 김대중과 ‘바보’ 노무현. 
이름과 존재 자체로 우리 사회 민주화의 상징이 된 두 대통령. 그들은 서로에게 어떤 존재였을까?
노무현 대통령에게 김대중 대통령은  ‘특별히 존경하는 지도자’였다. 

“나는 YS를 탁월한 정치인으로 평가하면서도 그를 지도자로 인정한 일은 없다. 그러나 김대중 대통령에 대해서는 ‘지도자’로 인정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오래전에 역사의 인물이 된 김구 선생을 제외하고는 역대 대통령이나 현존하는 정치인 중에서 내 마음속 지도자로 생각해 본 사람이 없고 보면 나는 그 분을 특별히 존경하는 셈이다”
그렇지만 두 사람의 관계가 언제나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당이 달랐을 시절 김대중 대통령을 심하게 비판 하기도 했고, 같은 당에서 총재로 모실 때도 '치받기도 했다'고 회고했다. 그러나 1997년 대통령 선거에서 노무현은 김대중 후보의 당선을 위해 누구보다 헌신적으로 뛰었다. 찬조 연설에서 동서화합, 해방 후 한번도 이뤄보지 못한 정권교체의 의미를 힘주어 역설했고 청년위원회 물결유세단 단장을 맡아 전국을 누볐다. 대통령이 된 후 추진한 여러 정책에 대해서도 참여정부의 성과로 내세우기 보다 국민의 정부가 시작한 일을 참여정부가 계승하고 발전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김대중 대통령에 대한 경의와 예를 표했다.
김대중 대통령 역시 노무현이라는 후배 정치인을 오랫동안 눈여겨봤다. 5공 청문회 당시 당이 다른 후배였던 노무현의원의 활약을 진심으로 칭찬했고, 초선의원 노무현은 그 칭찬을 매우 기쁘게 생각했다고 한다. 이후 노무현의 비판이 때로는 불편했을 법하지만 김대중은 그를 편협하게 대하지 않았다. 특히, 편한 길을 두고 지역주의 극복이라는 대의를 위해 스스로 어려운 길을 선택한 노무현을 높이 평가했고, 국민의 정부에서 노무현을 해양수산부 장관으로 발탁해  국정과 행정부 운영을 경험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열어주었다.
노무현 대통령 영결식 사흘 후, 김대중 대통령은 당시 정부의 반대로 하지못한 추도사를 책 <노무현, 마지막 인터뷰(오연호)> 추천사 형식을 빌어 세상에 공개한다.
"(중략) 국민 여러분, 
노무현 대통령은 타고난, 탁월한 정치적 식견과 감각을 가진 우리 헌정사에 보기 드문 지도자였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어느 대통령보다도 국민을 사랑했고, 가까이했고, 벗이 되고자 했던 대통령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항상 서민 대중의 삶을 걱정하고 그들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만드는 것을 유일하게 자신의 소망으로 삼았습니다. (중략)
그분은 보기 드문 쾌남아였습니다. 우리는 우리 시대에 인간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노무현 대통령과 같은 훌륭한 지도자를 가졌던 것을 영원히 기억해야겠습니다. 그리고 그분이 바라던 사람답게 사는 세상, 남북이 화해하고 평화적으로 사는 세상, 이런 세상을 위해서 우리가 뜻을 계속 이어가서 끝내 성취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만일 우리가 그렇게 노력하면 노무현 대통령은 서거했다고 해도 서거한 것이 아닙니다. 반대로 우리가 아무리 500만이 나와서 조문했다고 하더라도 노무현 대통령의 그 한과 억울함을 푸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그분의 죽음은 허망한 것으로 그치게 될 것입니다. 우리 모두 노무현 대통령을 역사에 영원히 살리도록 노력합시다.

민주주의를 사랑하는 여러분,
나는 비록 몸은 건강하지 못하지만 그래도 마지막 날까지, 민주화를 위해 목숨 바친 사람들이 허무하게 생각하지 않도록,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내가 할 일을 하겠습니다. 여러분들은 연부역강(年富力强)하니 하루도 쉬지 말고 뒷일을 잘해주시길 바랍니다.

나와 노무현 대통령이 자랑할 것이 있다면 어떤 억압에도 굴하지 않고 민주주의, 서민경제, 남북평화를 위해 일했다는 것입니다. 이제 후배 여러분들이 이어서 잘해주길 부탁합니다."  
김대중 대통령의 호소는 오늘도 여전히 우리 마음을 울린다. 서로 다른 길을 걸으면서도 결국 같은 곳을 향했던 두 대통령. 둘이면서 하나였던 김대중과 노무현이 가고자 했던 그 길을, 깨어있는 시민이 함께 이어갈 것이다.
김대중 대통령님의 서거 17주기를 추모합니다.

  •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 2026.08.18
  •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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