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노무현재단 사료편찬특별위원회에서 오래된 사진 2장을 전해받았습니다. 젊은 모습의 노무현 대통령과 '법무법인 부산'의 송병곤 사무장의 20년 전 사진입니다.
1990년 4월 14일, 노 대통령은 부림사건으로 인연을 맺은 송 사무장의 결혼식에서 주례를 맡은 적이 있습니다. 초선의원이었던 노 대통령이 3당 합당에 반대해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과 이른바 ‘꼬마(작은) 민주당’에서 한창 야권 운동을 벌일 때입니다.
당시 노 대통령은 주례를 보기에는 아직 젊은 40대 중반의 나이였고, 33살이었던 송 사무장과는 겨우 열두어 살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송 사무장에게는 그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제일의 주례선생이 바로 노 대통령이었습니다.
1981년 대표적인 용공조작 사건 가운데 하나인 ‘부림사건’으로 억울하게 사지를 결박당한 송 사무장이 부조리한 세상에 대한 분노와 죽음의 공포로 절망의 나락에 빠졌을 때, 그의 앞에 나타난 인권변호사 노무현이 어떤 의미였을지는 짐작이 가고도 남습니다.
노 대통령의 자서전 <운명이다>에 적힌 이야기로 두 분의 인연이 얼마나 운명적이었는지, 그리고 20년 전 그날 결혼식장의 풍경이 어땠을지 한 번 마음 속으로 그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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