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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주년 광복절 경축사 : 대통령 연설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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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료정보

  • 2005.08.15.
  • 대통령비서실
  • 56283
  • 대통령비서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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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해마다 광복절 경축사는 미래를 향한 새로운 희망과 계획을 말하고 다짐하는 데 중심을 두었습니다. 그러나 오늘 저는 지난날의 어두운 이야기로 경축사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역사의 과오를 돌이켜보며 다시는 같은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후일의 경계로 삼아야 할 일이 무엇인지 되짚어 보자는 뜻입니다.


아직도 우리 사회는 크게 세 가지 분열적 요인을 안고 있습니다. 그 하나는 역사로부터 물려받은 분열의 상처이고, 그 둘은 정치 과정에서 생긴 분열의 구조이며, 그 셋은 경제적 사회적 불균형과 격차로부터 생길지도 모르는 분열의 우려입니다.


나라를 지속적인 발전의 토대 위에 단단하게 올려놓기 위해서, 그리고 또다시 나라가 위기에 빠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 우리는 반드시 이 분열과 갈등의 구조를 해소해야 합니다.


우리가 역사에서 물려받은 분열의 상처는 친일과 항일, 좌익과 우익, 그리고 독재시대의 억압과 저항의 과정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그 시대 역사에 대한 올바른 정리와 청산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우선, 피해당하고 고통받은 사람들의 상처를 치유하여 진정한 화해를 이룰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자면 먼저 철저한 진상규명과 사과, 배상 또는 보상, 그리고 명예회복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다음으로, 국가권력의 정당성과 신뢰를 회복하도록 해야 합니다. 국민에 대한 국가기관의 불법행위로 국가의 도덕성과 신뢰가 크게 훼손되었습니다. 국가는 스스로 앞장서서 진상을 밝히고 사과하고, 배상이나 보상의 책임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정치 과정에서 생긴 우리 사회의 분열구조는 바로 지역구도와 대결적 정치문화입니다. 이 구조와 문화가 해소되기 전에는 끊임없는 분열과 대립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입니다.


정치인 여러분이 결단해야 합니다. 지금과 같은 갈등과 분열의 구도를 가지고는 나라가 발전할 수 없습니다.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올바르게 대처할 수도 없습니다. 나라를 발전시키기 위해 정권을 잡겠다고 하기 전에 나라의 큰 병부터 먼저 고치는 것이 지도자가 되려는 사람들의 도리일 것입니다. 과감하게 기득권을 포기하는 용기와 결단으로 나라의 미래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실 것을 간곡히 호소드립니다.


경제적 사회적 불균형은 나라의 장래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계층간, 지역간, 기업규모간의 소득과 재산, 그리고 지식정보와 기회의 격차가 날로 커져가고 있습니다. 양극화가 이대로 진행되면 감당하기 어려운 갈등과 분열의 원인이 되고 지속적인 성장기반마저 무너질 수도 있습니다.


정부의 힘만으로는 문제를 다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기업과 국민 모두가 우리 경제를 살리고 함께 사는 도리를 생각해야 할 때입니다.


역사는 지금 또 하나의 새로운 과업을 던져주고 있습니다. 바로 분열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고 국민통합의 시대를 열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가 분단시대를 극복하고 평화와 번영의 통일시대를 맞이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드는 일이기도 합니다. 저는 국민 여러분과 함께 이 역사적 과업을 완수해내고자 합니다.


[연설 장소]광화문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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