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첫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2007년 10월 2일, 제2차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방북대표단 차량행렬이 군사분계선을 통과하고 있습니다. ‘평화를 다지는 길 번영으로 가는 길 2007. 10. 2. 대한민국 대통령 노무현’. 방북단을 배웅하고 있는 표지석 문구가 선명합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친필입니다.
이 친필문구는 가로 360㎝, 세로 180㎝, 두께 55㎝ 크기인 경기북부의 포천석에 새겨졌습니다. 표지석을 이고 있는 좌대의 높이는 110㎝입니다. 경의선 도로 남북출입사무소(CIQ) 통과 후 북측으로 가는 마지막 관문인 남측 제2통문에 세워져있습니다. 또 하나의 친필문구를 보여드리겠습니다.
다른 점이 눈에 들어오십니까? 표지석 문구는 ‘평화를 다지는 길’인데 여기에는 ‘평화를 여는 길’이라고 적혀있습니다. 노무현재단 오상호 사무처장이 개인적으로 보관해온 사본을 기증한 것입니다. 한 글자 차이지만, 의미 깊은 사연이 담겨있습니다. 오상호 처장이 밝힌 사연은 이렇습니다.
두 글자에서 세 글자로, 두 개의 친필
남북정상회담 준비에 한창이던 2007년 9월 청와대 보좌진들은 노 대통령에게 ‘역사적인 회담이니만큼 방북길에도 회담의 의의를 알릴 수 있는 행사나 기록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보고합니다. 노 대통령은 이에 대해 부정적이었다고 합니다. 회담의 성과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그런 식의 기획을 하는 것은 섣부르다는 판단이었습니다. 문재인 당시 비서실장이 ‘그럼에도 대통령이 당일 방북에 앞서 한반도 평화를 다짐하며 최선을 다해 회담에 임하겠다는 메시지를 국민들에게 전하는 게 필요하다’고 노 대통령을 설득합니다(비슷한 내용이 <문재인의 운명> 354~355쪽에도 나옵니다).
노 대통령은 결국 건의를 수락합니다. 그리고 두 가지를 확정합니다. 오승록 의전비서관실 행정관이 제안한 노란색 군사분계선을 걸어서 넘는 행사, 김영배 행사기획비서관(현 서울 성북구청장)이 제안한 표지석 설치였습니다. 이제부터 표지석의 문구 이야기입니다.
오상호 당시 의전비서관이 기억하는 정확한 날짜는 9월 24일입니다. 노 대통령은 이날 표지석에 들어갈 문구를 직접 적어서 전달합니다. ‘평화를 여는 길, 번영으로 가는 길’이라는 문구가 여기서 나왔습니다. 그런데 다음날인 9월 25일 노 대통령은 오상호 비서관에게 다시 쓴 친필을 줍니다. ‘평화를 여는 길’에서 ‘평화를 다지는 길’로 문구가 바뀌었습니다. 오상호 비서관의 설명입니다.
“첫날 주신 문구에 대해 보좌진들은 아무 이견이 없었습니다. 근데 다음날 수정된 문구를 주시길래 대통령님께 ‘왜 바꾸신 거냐’고 여쭤봤습니다. ‘김대중 대통령께서 남북평화정책을 실행하셨고 이미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켰는데 내가 평화를 연다고 하는 건 말이 안 된다. 내 역할은 김대중 대통령을 이어받아 평화를 다지는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랬습니다. 이전부터 노 대통령의 인식은 다르지 않았습니다. 노 대통령은 취임 전인 2003년 2월 19일 뉴스위크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2000년 6·15선언과 2007년 10·4선언
“김대중 대통령이 남북대화와 교류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았다면 한반도에는 여전히 긴장과 불안이 계속되어 왔을 것입니다. 만일 그랬다면 한국경제가 회복되는 데에도 상당히 많은 어려움이 있었거나 아니면 회복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 다음에 우리는 앞으로 이 동북아시아가 좀 더 개발되고 또한 서로 협력하고 통합되는 경제체제를 지향해갈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것은 우리 한국경제의 가능성에 대한 또 하나의 희망입니다. 아주 큰 희망입니다. 김대중 대통령이 남북대화에 그렇게 적극적으로 임하지 않았다면 우리는 지금 그 희망을 말하기가 매우 어려울 것입니다.”
평화를 연 김대중 대통령과 평화를 다진 노무현 대통령, 2000년 6·15선언과 2007년 10·4선언은 그렇게 이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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