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음 대통령 되고서 제일 기분이 좋았던 것이 북악산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올라와 보니 참 좋아요. 처음에는 혼자 누리는 것이 특권인 것 같아 기분 좋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미안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와보면 옛날 사람들이 다녔던 자국이 남아 있습니다. 돌계단도 그렇고 약수터도 있습니다. 그런 것을 보면서 어느 때인가 사정이 있어서 막았겠지만 시민들에게 돌려주자고 마음먹었습니다. 돌려주려고 하고 나니까 여러 가지 문제들이 있었습니다. 막아 놓고 지키면 부담이 적은데 사람들이 다니기 시작하는 상황에서 경비하는 것이 군부대로서는 난감한 일이었습니다. 거기다가 처음엔 문만 열면 되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아름답게 역사를 느낄 수 있도록 다듬어서 열겠다는 생각으로 좀 더 늦춰지게 되었습니다. 문화재청에서 높은 안목으로 열심히 준비해서 추억이 되살려진 자부심 있는 공간으로 훨씬 더 가치가 높아졌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2006년 2월 12일 38년만에 다시 개방된 북악산 시범답사에 앞서 시민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날 노 대통령 내외는 4월 북악산 1차 개방을 앞두고 서울토박이 가족들과 인터넷 공모에 참여를 신청해 뽑힌 시민 등 40여명과 함께 개방로 사전답사를 했다. 시민들이 북악산에 오른 것은 1968년 북한 게릴라 부대가 청와대를 기습하기 위해 서울 도심에 침투한 1.21 사태에 따라 일반인들의 북악산 출입이 통제된 이후 38년만에 처음이었다.
- [장소] 북악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