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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하게 대화하듯 만나는 그림,
그분을 닮았습니다” 

[기증사료이야기17 김영수 작가] 유화 ‘달에 누운 소나무’



세필로 그려낸 두 그루 소나무가 정겹습니다. 어느 산, 어느 들판에서 한번쯤 무심히 마주쳤을 모습입니다. 울퉁불퉁하고 거친 껍질 아래 세월의 풍파를 견뎌낸 단단함이 전해집니다. 은은한 달빛이 소나무를 둘러싼 세계를 따뜻하게 감싸 안고 있습니다.

지난 2월, 노무현재단에 기증의사를 밝혀주신 김영수 작가의 작품 ‘달에 누운 소나무’입니다. “직접 그렸어도 볼수록 좋은 것은 따로 있는데 바로 이 그림이 그랬다”는 그에게 기증을 결심한 이유를 물었습니다.

“그냥 가슴으로 한 일입니다. 달리 드릴 게 없으니 제가 할 수 있는 범위에서 마음 가는 대로 결정한 거죠. 요즘 시국에 더욱 생각나는 분이잖아요.”

김영수 작가는 2009년 이 그림을 완성했습니다. 인생의 한굽이를 돌아 어깨를 늘어뜨리고 앉은 아버지의 뒷모습이 오래도록 뇌리에 남았기 때문입니다. 소중하게 간직해온 이미지는 그의 섬세한 붓끝에서 강건한 소나무로 재탄생했습니다. 시간이 날 때마다 그림을 들여다봤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모습이 그 위에 겹쳐졌습니다.

“왼쪽 하단에 소나무 씨앗을 날개와 같은 모습으로 그려 넣었어요. 바람에 날려 새로운 대지에서 생명력을 이어가는 씨앗을 통해 불멸하는 영혼, 굽히지 않는 정신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노무현 대통령을 기념하기 위한 공간에서 더 많은 분들이 편안하게 대화하듯 그림과 만나주시면 기쁘겠습니다.”


  • 김선혜/노무현사료연구센터 연구콘텐츠팀
  • 2017.04.04
  •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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