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는 나아가 정부가 언론을 견제하는 힘겨운 일을 하고 있습니다.
국가권력이 우월한 힘을 일방적으로 행사하던 권위주의 시대나 초기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언론이 국가권력을 견제하도록 보장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중요한 과제였습니다.
그러나 이제 다양한 기관과 시민사회에 권력이 분산되고, 그중에서도 언론의 영향력이 막대하게 커진 사회에서는 언론 스스로 횡포가 가능한 우월적 권력이 되지 않도록 견제 받지 않으면 안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일은 소비자와 시민사회, 그리고 사법기관이 함께 해야 할 일이지만, 각기 그 역할이 충분하지 못한 현실에서 정부의 역할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런 노력이 진행되는 가운데 기사의 정확도와 분석·비판의 수준이 많이 높아지고, 정부와 언론의 관계도 단순한 갈등 관계를 넘어 선의의 경쟁과 창조적 협력 관계로 발전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제 저는 이 시점에서 우리 신문에게 공정한 사실, 책임 있는 주장을 주문하고 싶습니다.
정확한 사실이 아니고 공정한 사실을 주문하는 이유는, 우리 신문이 근거 없는 사실을 함부로 보도하는 수준은 이미 넘어섰지만, 때때로 파편적인 사실은 맞으나 사실의 불공정한 취사선택으로 전체적인 사실은 부정확한 보도를 하는 경우가 아직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책임 있는 주장을 주문하는 이유는, 깊이 그리고 다각적으로 생각하지 않은 듯한 보도나 합리적인 대안이 없는 주장과 비판으로 사회일반의 인식과 여론에 혼란을 야기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사회적 의제를 선정하고 이끄는 데 언론만큼 영향력 있는 주체도 없습니다. 신문이 우리 사회의 과제와 미래를 공정하고 책임 있게 제시하고 우리 국민의 역량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노력할 때, 양극화를 비롯한 우리 사회의 미래 과제들도 올바른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이고, 또한 우리 신문이 사회적 공기로서 성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제50회 신문의 날 축하 메시지에서 2006. 4.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