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대담 형식으로 진행한다고 앞에 소개해 놓고, 이렇게 꼬치꼬치 따지는 법이 어디 있습니까?”
노무현 대통령의 말에 마주앉은 손석희 앵커가 웃음을 터뜨립니다. 분위기는 훨씬 가벼워졌지만 이어진 질문과 답변은 마지막 순간까지 날카롭고 거침없었습니다. 2006년 9월 28일 방송된 MBC ‘100분 토론’ 이야기입니다.
녹화는 이틀 전인 26일, 청와대 상춘재 앞마당에서 진행됐습니다. 손석희 앵커와 노무현 대통령의 1대1 토론 형식이었습니다. 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한미관계와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한미FTA, 비전 2030, 부동산 정책, 전효숙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 동의안, 통합 신당론에 대한 생각 등 국정현안에 대한 입장을 진솔하게 밝혔습니다.
서두에 소개한 노 대통령의 항변 아닌 항변은 영상 27분 40초에 등장합니다. ‘믿고 보는’ 손석희 앵커의 집요함은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것 같습니다. 방송 내내 다음과 같은 질문이 이어집니다.
“이것만 좀 확인하고 싶습니다.”
“그건 좀 궁금하거든요.”
“관련해서 한 가지만 더 여쭈고 싶은데요.”
“그런데 조금 불편하신 질문을 한 가지 더 드리겠습니다.”
“한 번만 질문 드리려고 했는데, 질문이 자꾸 꼬리 물어서 죄송한데요.”
이날 방송은 4%대의 시청률을 기록했습니다. (AGB닐슨미디어리서치 집계 4.9%, TNS미디어코리아 집계 4.4%) 당시 야당이던 한나라당은 브리핑을 통해 ‘대다수 국민들이 외면한 낭비의 장’, ‘국민의 소중한 세금으로 운영되는 방송전파의 낭비’라고 비판했습니다. 금주의 사료를 통해 직접 ‘팩트체크’ 해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