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6·25를 한국전쟁이라고 얘기합니다. 그러면 전쟁을 종식할 때 사과와 배상 등이 패전국에게 부과되는 것이지요. 우리 입장에서는 도발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또 사과를 해야 한다는 것이 타당한 생각이지만, 그러나 이것을 상대방에게 강요할 수 있을까요? 말하자면 화해와 협력의 전제로 사과를 요구할 수 있는 것이 현실일까요? 어쨌든 불일치가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쪽의 요구사항이 그렇다고 할지라도 현실성은 없다, 그렇게 결론을 드릴 수 있고, 법적으로 얘기하면 패전한 당사자는 아니지 않냐, 그렇게 얘기할 수도 있습니다.
논리가 어디에 있든 간에 우리가 그것을 이유로 남북관계를 언제나 이 자리에 머물게 할 수 있느냐, 계속해서 정전체제를 가져가는 것이 적절한 것이냐, 그렇게 되물을 수밖에 없습니다. 나는 사과를 받기 어렵다고 해서, 또 받지 못했다고 해서 정전체제를 그대로 가져가자고 하는 것은 현실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우리가 사죄를 받아야 한다고 하는 사람들에게 사죄를 받지 못하면 평화체제로 가지 않아야 된다는 말이냐, 그렇게 묻고 싶고, 당신은 사죄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있느냐, 이렇게 묻고 싶습니다.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2007. 10.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