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거정부 체제 출현의 제도적 배경
동거정부(Cohabitation)의 탄생 배경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는 대통령제와 의원내각제를 절충한 제 5공화국의 특수한 헌법제도, 둘째는 대통령과 국회의원 임기의 차이(대통령 7년, 국회의원 5년), 셋째는 권력집중을 견제하려는 프랑스 유권자들의 민의가 그것입니다. 동거정부는 정치적 갈등을 유발하고 정책에 대한 책임소재가 불분명해지는 등의 문제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프랑스 국민들은 좌파 대통령 임기 중 우파의회를, 우파 대통령 임기 중에는 좌파의회를 선택하여 동거정부를 탄생시켰습니다.
□ 동거정부가 프랑스 정치제도에 미친 영향
첫째는 동거정부 구성으로 대통령 권한이 축소되어 정부중심주의로 국정이 운영되었습니다. 둘째는 대통령이 총리를 해임할 수 없어 정부는 의회 다수당의 의사에 부합하는 정책을 실행하므로 국가권력의 재분배가 이루어졌습니다. 마지막으로 대통령과 내각의 정치적 갈등으로 내각 평균수명이 짧아져 정책에 대한 책임소재 규명에 어려움이 생기게 되었으며, 이것이 대통령 임기단축 관련 헌법수정 논의로 이어졌다는 것입니다.
□ 프랑스는 결국 2000년 국민투표를 통해 대통령 임기를 7년에서 5년으로 축소하는 헌법 개정안을 채택했습니다. 또 대통령과 의원 임기를 맞추어 양대선거를 동일년도에 실시함으로써 동거정부 출현을 방지하려 노력하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