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기업들이 10년 장기불황을 이겨낸 원동력으로 ‘일본식 장기고용 관행’을 거론하는 경우가 잦다. 종업원에게 장기고용을 보장하면서 지식을 창출하고 기술을 개발하여 경쟁력을 꾸준히 키워왔기 때문에 세계시장에서 다시 강자로 군림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노나카교수가 90년대 중반 제창한 ‘지식창조와 지식경영 이론’은 이 같은 일본식 경영이 가능했던 이론적 기반을 제시하고 있다.
이 보고서는 지식창조 이론의 주요 내용과 우리나라에서 적용사례를 분석한 것이다. 지식창조가 정부 및 기업의 혁신관리, 상생의 노사관계를 이끌어 내는 데 어떤 시사점을 제공하는지 보여주고 있다.
노나카 교수는 미국 등 서구기업들과 달리 일본기업이 기술개발 과정에서 현장의 경험과 주관적 통찰력을 중시한다는 데 착안했다. 이를 토대로 조직 내에서 지식창조 메카니즘과 과정을 설명하는 이론을 제시했다. 조직을 정보처리 기계로만 파악하는 서양경영학의 전통에서 탈피한 그의 지식창조 이론은 60년대 초반 Polanyi에 의해 제시된 암묵지(暗黙智, tacit knowledge) 개념을 재조명한 것이다. 조직 내에서 유기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암묵지가 형식지(形式智, explicit knowledge)로 전환되고 이러한 과정이 지속·반복되면서 지식이 창조되고 축적된다고 주장한다.
그는 일본기업에서 지식창조가 일선근로자, 중간관리자, 상급관리자 등 모든 구성원의 역동적인 상호작용 결과라고 해석한다. 특히, 기초적인 암묵지의 원천인 일선근로자의 역할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또 대부분 기업이 채택하고 있는 상의하달식 또는 하의상달식 경영시스템은 지식창조에 필요한 역동적인 상호작용을 조성하는 데 부족하다고 본다. 상급관리자와 일선근로자를 연결하는 중간관리자들의 적극적인 매개역할을 강조한다.
일선근로자의 암묵지를 중시하는 노나카의 지식창조이론은 일선근로자를 조직에서 유리시킬 경우 궁극적으로는 경쟁력 확보에 장애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고용안정을 통해 일선근로자들의 창발성을 키워나가는 것이 기업의 장기적 이익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