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길 이름을 붙이자면, ‘제왕로’라고 하겠습니다. (경복궁역에서 내려서) 내가 주인이다, 하는 생각으로 청와대까지 걸어갈 수 있는 길이니까요. 길이 열렸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2006년 9월 29일 경복궁 신무문(神武門) 개방행사에 참석해 이렇게 말했다. 청와대 본관 정문과 마주하고 있는 경복궁의 북문인 신무문은 1961년 5·16쿠데타로 군부대가 경복궁에 주둔하면서 폐쇄된 이후 이날 45년 만에 다시 문을 열였다.
노 대통령은 “옛날에는 청와대의 권력이 높아 가까이 오기 어려웠다. 여기저기 막아놓고, 사는 사람들도 지나다닐 때 검문을 했었다”면서 “이렇게 권력을 행사하는 사람과 국민들 사이에 길이 열린 게 참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지배하는 사람과 지배받는 사람 사이에 가장 큰 단절은 소통이 안되는 것”이라며 “이런 게 오래가면 권력을 가진 사람은 잘 살겠지만 일반국민들은 살기가 어려워진다. 권력을 가진 자와 국민이 소통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개방행사는 노 대통령 내외와 경복궁 근처 지역에서 3대가 함께 사는 가족, 궁궐지킴이, 궁궐길라잡이 등 문화재 보존에 힘써 온 시민단체 회원, 70세 이상 고령자로 궁·능에서 활동 중인 관람안내지도위원 및 문화재전문가, 서울지역 초등학생들과 한옥을 사랑하는 외국인들이 함께했다.
- [장소] 경복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