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12월 5일 대전지역을 방문한 노무현 대통령은 ‘대전·충남지역 주민들과의 대화’에서 보수와 진보에 대해 새로운 정의를 내렸다.
노 대통령은 이날 “진보도, 보수도 이미 과거의 것으로 넘어간다”며 “제3의 길은 이미 진보도, 보수도 아닌 합리적 실용주의로 간다”고 강조했다.
‘OECD 21세기 지배구조 보고서’를 인용해 합리적 실용주의를 설명한 노 대통령은 “권위주의 시대에서 민주주의 시대로, 피라미드에서 네트워크 사회로 변화한다”며, 이는 “폐쇄적이고 권위적인 지도력이 쇠퇴하고 개방적이고 수평적인 지도력, 명령이 아닌 자율과 창의로 움직이는 사회”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그런 시대를 대표하고 이끌 사람들이 지도자가 되고 정권을 잡는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 그같은 새로운 흐름을 모색하는 사람과 거역하는 사람이 있다”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그 주제중의 하나가 지방분권으로, 지역자치에 나서자는 사람과 중앙정부 통제, 국회 통제에 지방 자율권을 묶어 두려는 사람이 있다”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또 “과거처럼 이념이 아니고 ‘자율과 분권’ ‘대화와 타협’을 추진하는 것이 진보이고 옛날식으로 패권, 보수주의, 밀실에서 의사결정을 하고 그런 시대에 미련을 갖고 자꾸 매달리는 사람들이 보수·수구가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노 대통령은 이와 관련하여 “앞으로 정치학자들이 희망하는 대로 새 정치구도가 만들어지면 좌파·우파가 아니고 피라미드냐, 네트워크냐에 따라 정치질서가 재편될 것으로 예견한다. 믿음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과학기술혁신, 동북아 비전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하고 “시대가 바뀌면 융성하는 지역도 이동한다. 앞으로 수십년간은 충청도가 각광 받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