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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로요 필리핀 대통령 내외를 위한 만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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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료정보

  • 2003.06.05.
  • 대통령비서실
  • 00:04:44
  • 72429
  • 노무현 대통령
  • 청와대 영빈관

내용

노무현 대통령은 2003년 6월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아로요 필리핀 대통령 내외를 위한 국빈만찬을 갖고 만찬답사를 전했다.


<전문>
존경하는 글로리아 마카파갈 아로요(Gloria Macapagal Arroyo) 대통령 각하 내외분,
그리고 자리를 함께 하신 내외귀빈 여러분,


대통령 각하 내외분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각하께서는 대한민국의 새 정부가 출범한 이후 처음으로 맞이하는 국빈이십니다. 필리핀 민주주의의 상징이자 세계적인 여성 지도자를 이렇게 모시게 되어 반갑고 기쁜 마음 그지없습니다.


오늘 오전 각하와 가진 정상회담은 한국과 필리핀 모두의 미래를 위해서 참으로 뜻깊은 자리였습니다. 각하와 나의 만남으로 인해서 우리 두 나라의 전통적인 우호와 협력이 한 차원 높게 발전하게 된 것을 매우 보람있게 생각합니다.


대통령 각하,


필리핀은 일찍이 아시아의 민주주의를 선도했던 나라입니다. 이미 20세기 초반에 의회제도와 대통령제를 도입했고, 이것은 아시아 각국의 민주제도 발전에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필리핀 국민의 영웅인 리잘(Jose Rizal) 박사, 막사이사이(Ramon Magsaysay) 대통령, 그리고 각하의 선친이신 마카파갈 (Diosdado Macapagal) 대통령은 민주주의를 사랑하는 많은 아시아인들에게 지금도 존경을 받고 있습니다.


필리핀에 대한 한국민들의 친밀감은 특히 남다릅니다. 1950년 한국전쟁에서는 7천여명의 필리핀 젊은이들이 우리와 함께 싸웠습니다. 우리 국민은 그분들의 헌신과 희생, 그리고 필리핀 국민들의 진정한 우정을 영원히 잊지 않을 것입니다.


역사적으로도 우리 두 나라는 공통점이 많습니다. 오랜 세월 수많은 외세의 침탈을 이겨냈고, 20세기 후반에는 험난한 민주화의 길을 헤쳐왔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국민의 힘으로 정의가 바로 선 민주국가를 이룩해냈습니다.


지금 각하께서는 강력한 개혁 의지로 필리핀의 안정과 새로운 도약을 이끌고 계십니다. 각하의 ‘솔선수범하는 리더십’ (Leadership by Example: 좌우명)은 8천 5백만 필리핀 국민들에게 내일에 대한 새 희망과 용기를 심어주었습니다.


나는 지속적인 개혁정책으로 ‘강한 국가’(Strong Republic) 건설을 추진하시는 각하의 신념과 지도력에 대해서 전폭적인 지지와 경의를 표합니다. 그리고 반드시 성공을 거두실 것으로 확신합니다.


대통령 각하,


한국과 필리핀은 1949년 수교이래 외교와 경제를 비롯한 여러 분야에서 긴밀한 협력을 증진시켜왔습니다.


우리 양국은 서로에게 매우 중요한 실질협력의 파트너입니다. 교역규모는 매년 50억 달러 내외를 기록하고 있고, 인적교류도 지난해에 50만명을 넘어섰습니다.


그러나 양국간의 교류와 협력을 발전시켜나갈 여지는 아직도 무한합니다. 21세기 들어서 양국의 미래를 새로 책임지게 된 우리 두 정상의 사명도 바로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나는 이 자리를 빌려, 각하와 필리핀 정부에 대해서 각별한 감사의 뜻을 전하고자 합니다. 그 동안 필리핀은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을 일관되게 지지하며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적극 동참해 주었습니다. 또한, 한국과 아세안(ASEAN)의 협력을 증진하는 데에도 능동적인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립니다.


지금 나와 한국 정부는 한반도에 평화체제를 정착시키기 위해서 ‘평화번영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핵 문제도 반드시 평화적으로 해결될 것입니다. 앞으로도 각하와 필리핀 정부가 변함없이 협조해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내외귀빈 여러분,


아로요 대통령 각하 내외분의 건강과 필리핀 공화국의 번영, 그리고 우리 두 나라 국민의 영원한 우의를 위해서 다함께 축배를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마부하이!’(Mabuhay, 환영합니다! : 타갈로그語)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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