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2007년 5월 18일 전남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27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했습니다. 취임 이후 열린 5번의 기념식에 모두 참석한 노 대통령은 기념사를 통해 “정의가 반드시 승리한다는 진리를 확인”한 5·18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겼습니다. 또 “요즈음 민주세력이 무능하다거나 실패했다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민망한 노릇”이라며 “(민주세력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외교안보 모든 면에서 87년 이전과는 뚜렷이 구분되는 역사의 진보를 이뤄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5·18은 역사에 많은 의미를 남기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정의는 반드시 승리한다는 진리를 확인해주었습니다. 1980년 광주에서 타오른 민주화의 불꽃은 꺼지지 않는 횃불이 되어 1987년 6월 항쟁으로 이어졌고, 마침내 군부독재를 물리쳤습니다. 군부와 언론에 의해 폭도로 매도되어 무참히 짓밟혔던 5·18광주는 민주주의의 성지로 부활했습니다.
5·18 그날의 광주는 목숨이 오가는 극한 상황에서도 놀라운 용기와 절제력으로 민주주의 시민상을 보여주었습니다. 너와 내가 따로 없이 부상자를 치료하고 주먹밥을 나누었습니다. 시민들의 자치로 완벽한 민주주의 질서를 유지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까지 대화를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참으로 세계 시민항쟁의 역사에 유례가 없는 민주시민의 모범을 보여주었습니다.
이제 이 같은 비극이 다시는 없을 것입니다. 불의한 권력이 국민의 자유와 인권을 짓밟는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을 것입니다. 역사의 큰 물줄기는 모든 사람들이 자유롭고 평등하며 평화로운 삶을 누리는 방향으로 흘러갈 것입니다. 그리고 그 어느 누구도 이 도도한 진보의 흐름을 가로막거나 되돌리지 못할 것입니다.
4·19혁명, 10·16부마항쟁, 5·18민주화운동, 6월 항쟁의 역사가 우리들의 가슴 속에 우리들의 피 속에 살아 있기 때문입니다.”
“요즈음 다시 민주주의 역사를 냉소하고 비방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민주세력이 무능하다거나 실패했다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민주세력임을 자처하는 사람들 중에도 그런 사람들이 있으니 참으로 민망하기 짝이 없습니다.
그분들에게 한번 물어보고 싶습니다. 이 나라 민주세력이 누구보다 무능하다는 얘기입니까? 언제와 비교해서 실패했다는 얘기인지 정말 물어보고 싶습니다. 군사독재가 유능하고 성공했다고 말하고 싶은 것이냐 물어보고 싶습니다.”
“민주세력이야말로 한국의 미래를 새롭게 열어가고 있습니다. 우리 스스로를 깎아내리지 맙시다. 역사의 가치를 함부로 폄훼하지 맙시다.
지금 이 시간에 민주, 반민주로 편을 갈라서 서로 헐뜯고 싸우자는 말이 아닙니다. 정당하게 평가받아야 될 역사적 가치가, 정당하게 평가받아야 할 역사적 세력이 그렇게 훼손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다시 한 번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해 오신 분들께, 그리고 희생하신 분들께 깊은 감사와 존경의 말씀을 드립니다.”
“문제가 있고 어려움이 있어도 역사는 앞으로 진전할 것입니다. 역사를 멀리 내다보고, 가치를 소중히 여기고, 바른 역사, 정의로운 역사를 위해 헌신하고 희생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모두 5·18의 숭고한 정신을 다시 한 번 새깁시다. 마음과 힘을 모아 성숙한 민주주의를 꽃피우고 선진한국의 밝은 미래를 함께 열어나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