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에 우리사회에서 가진 것도 없고 배운 것도 모자라고 그래서 힘이 없어서 고통받는 사람이 없었다면 제가 아마 정치를 시작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만일에 그들의 고통이 부당하고 억울하지만 않았더라도 제가 정치를 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냥 조금씩 도와주면 되는 것이지 정치를(굳이 안했을 것이다), 난 그들이 당하고 있는 고통 그 고통이 부당하고 억울한 경우가 많이 있었다는 것을 발견하면서 이 부당하고 억울한 경우가 없는 세상을 만들어보자, 조금 더 폭넓게 이야기하면 공정한 사회를 만들어 보자, 그런 것이 정치적 포부였고 그들 때문에 정치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한국에서는 정의가 깃발을 잡았던 사람이 다 좌절했던 역사입니다. 아니면 역사를 그렇게 썼는지 모르겠습니다. 우리역사에서 소위 옳았다고 기록되어 있는 사람들은 현실정치에서 다 패배하였습니다. 전 제가 정의라고 다른 사람들이 불의라고 감히 말할 용기는 없습니다만, 그러나 저는 적어도 제가 가지고 있는 신념에 따라서 정치를 해왔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 신념이 적어도 많은 사람들에게 틀렸다는 지적을 받고 있지 않습니다. 전술적으로 '그렇게 하면 너는 져', '그렇게 하면 너는 성공할 수 없어' 라는 지적은 받았지만, '너 가는 길이 옳지 않아' 라는 지적은 받아 본 기억이 없습니다.
설사 외롭더라도 옳은 길이 승리하는 역사를 저는 간절히 원합니다. 그걸 꼭 한번 해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