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재단 로고에는 신영복 선생이 붓으로 쓴 ‘노무현재단’과 노무현 대통령의 친필 사인 ‘사람사는세상’이 하나로 어울려 담겨 있다. 신영복 선생의 글씨는 2009년 9월 23일 노무현재단 창립과 함께 시민들에게 첫선을 보였다. 그렇다면 재단 로고에 들어간 노 대통령 친필 사인 ‘사람사는세상’은 언제 어떻게 탄생했을까?
2008년 2월 25일 노 대통령 귀향 후 그의 일상이 언론을 통해 하나둘 소개되면서 ‘노짱’ ‘노풍’의 열기가 전국으로 확산되었다. 대통령의 얼굴을 보려는 시민들이 봉하마을을 찾기 시작했고, 방문객 수는 나날이 급격하게 늘었다.
밀려드는 인파에 누구보다 놀란 것은 노 대통령이었다. 대통령 사저 밖에는 “하나, 둘, 셋! 대통령님, 나와 주세요!”하는 함성이 이른 아침부터 시도 때도 없이 울려 퍼졌다. 많을 때는 하루에 무려 열한 번이나 인사를 나가기도 했다. 고마운 마음 한편에는 멀리서 찾아온 손님을 빈손으로 돌려보내야 하는 미안한 마음이 내내 따라붙었다.
노 대통령과 참모진들은 고심 끝에 기념이 될 만한 작은 선물을 준비하기로 했다. 명함이었다. 앞면에는 2007년 5월 19일 광주 시민들과 함께 무등산에 올랐을 때 찍은 대통령 사진과 친필 사인을, 뒷면에는 ‘사람사는세상’ 홈페이지 주소와 함께 그곳 ‘봉하사진관’에서 대통령 사진을 내려받는 방법을 넣기로 했다. 김경수 비서관이 A4 용지 세 장을 준비해 대통령에게 사인을 받았고, 10여 개의 후보 중에서 필체가 가장 또렷하고 안정감이 있는 것이 최종 인쇄본으로 낙점되었다. 이 명함에 들어간 사인이 현재 노무현재단의 로고가 된 그것이다.
당시는 스마트폰이 일상화되기 전이었다. 미처 카메라를 준비하지 못한 시민들을 위해 보좌진과 자원봉사자들이 현장에서 사진을 찍어 ‘사람사는세상’ 홈페이지에 올리고, 시민들이 이를 내려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호철 수석과 김경수 비서관이 시민들에게 명함을 나누어주면서 이에 대한 설명을 덧붙였다. 노 대통령의 사인 명함은 봉하마을에서만 받을 수 있는 가장 값진 선물이 되었다. 대통령의 하루하루를 사진으로 만나는 ‘봉하사진관’ 역시 매우 큰 사랑을 받았다.
‘사람사는세상’은 노무현 대통령 삶 전체에 새겨진 꿈이자 일생을 통해 우리에게 남긴 질문이며 약속이다. 그가 즐겨 불렀던 노래 <어머니>의 첫 구절 가사에도 등장하는 이 문구는, 1988년 13대 총선에 출마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첫 선거 공보물의 제목이 ‘사람사는세상’이었고, 5공 청문회 이후 노무현 후원회가 만들어지면서 후원회보 제호에도 같은 이름이 쓰였다. 이제 ‘사람사는세상’은 정치인 노무현에서 대통령 노무현 그리고 시민 노무현의 가치와 철학이자 시민민주주의의 상징으로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