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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료이야기 유의미한 주요 사료를 소개하고 그 배경과 맥락을 정리해 제공합니다.

“천천히, 또 바쁘게…
개혁은 그렇게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

다시 보는 노 대통령의 2006년 신년인사회 인사말

“올 한해는 한편으로는 천천히, 또 한편으로는 바쁘게 가야 될 것 같습니다. 모순된 얘기죠. 제 가까운 학교 선배 한분이, 쇠뿔은 단김에 빼라는 말도 있고 무른 감도 쉬어가면서 먹으라는 말도 있다고 말씀하시던데, 경우에 따라 다 다르게 적용되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2006년 1월 3일 국가기관 및 정당 주요 인사 초청 신년인사회에서 한 노무현 대통령 인사말의 한 대목입니다. 참여정부 출범 3년차를 맞은 때입니다. 왜 이런 모순된 말을 했을까요?
노 대통령은 이날 약팽소선(若烹小鮮)에 대한 두 가지 해석을 내놓으며 향후 10년을 준비하라는 언론의 각기 다른 주문을 거론합니다. 앞으로 10년이 중요하기 때문에 빠른 속도로 성장해야 한다는 주장,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양극화 해소가 더 시급하다는 분석이 그것입니다.

상충하는 두 가지 주문에 대한 노 대통령의 응답

노 대통령은 “성장문제에 관해서는 장기적인 대책은 그런 대로 다 서있는 것 같다. 그와 더불어 교육이나 노사관계 등 몇 가지를 안정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잘만 해가면 좋은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말합니다. 반면 양극화 문제에 대해서는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는 제도와 그 제도를 토대로 한 자원을 가지고는 10년 뒤를 낙관하기 어렵다는 것이 정확한 평가가 아닌가 싶다”는 의견을 밝혔습니다. “한편으로는 천천히, 또 한편으로는 바쁘게”라는 노 대통령의 말이 그래서 나옵니다. 상충하는 주문에 대한 응답이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세종의 공법(貢法·토지 세금제도) 개혁을 예로 들었습니다.

“세종대왕께서 조세제도를 재편하자 해서 연분9등, 전분6등 제도를 과거시험에 냈지만, 땅을 많이 가진 재상, 판서들이 전부 반대해서 시행을 못했습니다. 그 시험을 낸지 약 15년 뒤인 세종9년 때 과거시험 문제를 내고, 그 뒤 어전회의에 공법조세개혁을 상정했는데 반대로 또 뜻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그로부터 16년 지난 세종25년에 다시 이 제안을 내놓습니다. 16년 동안 세종대왕이 하고 싶었던 일을 못했다는 얘기입니다. 그때도 또 반대하니까 약 17만호를 대상으로 해서 여론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컴퓨터도 없는 시대에 17만호면, 100만 정도 되는 사람들을 조사해서 대체로 찬성을 얻었습니다. 그래서 세종26년에 이 제도를 시행했는데, 그것도 금방 안 되고 10년이나 걸려서 시행했다j고 합니다. 전제군주시대에 제도 하나가 이렇게 오래 걸렸으니 지금 몇 년 걸리는 것은 참 빠른 것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노 대통령은 또 선조 시절 공물(특산물)을 쌀로 통일토록 한 납세제도인 대동법의 전국 확대 시행에 100년 가량 걸렸다는 사실을 거론하며 “개혁은 그렇게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으로는 천천히, 또 한편으로는 바쁘게”라는 답변과 “개혁은 그렇게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이라는 인식이 그리 달라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때로 천천히, 때로 바쁘게 가더라도,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이뤄야 할 것은 이루어내야 합니다. 생각과 주장이 엇갈리더라도 합의나 결론은 있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노 대통령은 인사말 말미에 “올해는 우리가 오랫동안 역사 속에서 축적해온 건강한 상식, 사리라고 하는 것이 통했으면 한다. 각기 자기만 좋은, 나 혼자의 잣대로 만드는 일방적 상생이 아니라 글자 그대로 함께 갈 수 있는 상생도 되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이야기합니다.

상식과 사리와 상생…되더라도 더 잘되기 위하여

“우리 국민들이 안 될 것 같은 어려운 것들도 다 잘해내는 역량이 있어서 잘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되더라도 좀 더 잘되기 위해서 보편적 상식 그리고 사리라는 것이 존중되고, 또 서로의 입장을 존중하고 바꿔서 생각하는 노력들을 통해 올 연말은 더 좋은 한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지금 출발이 좀 괜찮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출발보다 뒤가 더 좋아서 역시 ‘선흉후길’이라고 말할 수 있도록 한번 잘 됐으면 좋겠습니다. 저희도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더 함께 열심히 하십시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는 노 대통령의 인사말은 들을 때마다 가슴을 먹먹하게 하는 것 같습니다. 2014년 새해가 밝았고 설이 다가옵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2006년 신년인사회 인사말을 다시 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2006년 국가기관 및 정당 주요인사 신년인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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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료편찬특별위원회
  • 2014.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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