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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료이야기 유의미한 주요 사료를 소개하고 그 배경과 맥락을 정리해 제공합니다.

온라인 ‘노무현 사료관’ 오픈을 기념해 사료편찬특별위원회가 사료관에 담긴 사진, 구술, 영상 가운데 재밌거나 의미 깊은 몇가지 사료를 모아 소개해 드립니다. 사료편찬위가 수집한, 잘 알려지지 않았거나 공개되지 않은 사진 ‧ 증언 ‧ 뒷얘기 등을 통해 노무현 대통령과 그의 가치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6년 전 노무현의 질문
“개혁 이후의 비전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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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07년 3월 열린 제12회 국무회의에서 발언하는 노무현 대통령. 오른쪽은 권오규 경제부총리의 모습


이번엔 재임 중 사료를 소개할까 합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2007 3 13일 국무회의 발언을 '개헌과 새로운 리더십'이라는 제목으로 정리한 문서입니다.

국무회의(2007.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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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 당시는 노 대통령이 2007년 1월 9일 대통령 4년 연임제 및 대통령과 국회의원 임기 일치를 골자로 하는 원 포인트 개헌을 제안한 이후였는데요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바는 개헌 제안의 취지와 필요성에 앞서 노 대통령이 사회 상황을 진단하고 비전을 제시한 대목입니다. 2007년 3월 당시 노 대통령의 분석과 진단은 이후 두 차례 대선을 거친 지금 여기의 현실을 예견한 것처럼 들리기 때문입니다그만치 노 대통령의 분석과 제안은 여전히 유효해 보입니다. 

▲지난 1987년 6월 항쟁때 서울 시청앞 광장에 모인 시민들(위 사진 왼쪽). 당시 민주헌법쟁취국민운동 부산본부가 주최한 시위에서 최루탄 희생자들의 영정을 들고 거리에 나선 노무현 변호사(위 사진 오른쪽 가운데)과 문재인 변호사(노 대통령의 왼쪽)의 모습.


노 대통령은 먼저 87 6월 항쟁 20주년 전후 민주주의의 역사를 거론합니다.  

한 시기에 국민들이 가지고 있는 욕구가 있습니다. 이 욕구가 실현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을 때 국민들은 그것을 요구하게 됩니다. 말하고 행동하는 동기를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 요구가 역사 진보의 방향과 일치할 때 국민의 요구는 사회 변혁의 커다란 힘이 돼서 정치 지도자들의 리더십과 결합되고, 그래서 역사의 변화를 만들어 나가는 것입니다.  

노 대통령은 그러한 자유와 민주주의에 대한 욕구가 결합해 6월 항쟁으로 분출됐고 독재정권의 항복으로 해소됐다고 설명합니다. 6월 항쟁 이후 20년도 그러했다고 봅니다

독재의 시기에 이루어졌던 억압의 체제·제도 또는 특권과 부패의 체제, 권위주의 체제와 같은 봉건적, 구시대적 질서 청산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요구가 강력하게 존재했기 때문에 20년 동안 그렇게 진보해 왔습니다. 개혁이었습니다. 개혁이라는 주제가 그동안 국민들의 역동성을 모아낼 수 있는 동기를 부여했습니다. 그것도 강력한 욕구로서 존재했습니다. 

문제는 그 이후입니다. 노 대통령은 참여정부가 내세운 공약, ‘새로운 정치’, ‘개혁도 이제 과거의 것이 됐다고 지적합니다. 그리고 '개혁 이후'의 비전과 전략을 묻습니다  

지금 국민들에게 개혁합시다 그러면 시큰둥합니다. ‘민주주의 합시다’, 역시 시큰둥합니다. 그렇다면 이후 한국사회 역사 발전의 과정은 무엇입니까. 역사 발전의 과제는 무엇입니까.  

그해 12월 대선에서 국민들은 이명박정부를 선택했다는 사실을 환기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그런데 민주주의의 퇴행을 체감한 이명박정부 5년을 거치면서도 다수 국민들은 자신의 선택을 되돌리지 않았습니다. 발언록에 기록된 노 대통령의 현실인식은 엄정했습니다

(87년 이후) 개혁 가지고 20년을 끌어왔는데 이제 개혁 두 글자로는 한계가 명확합니다. 우리 사회의 비전을 무엇으로 제시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우리에게 남아 있습니다.  

노 대통령은 여기서 참여정부의 전략은 원칙과 혁신, 참여정부의 경제·사회적 비전은 '비전2030'으로 정리합니다. 참여정부가 걸어온 길이기도 합니다. 그 길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안팎의 시비와 갈등에 휘말렸습니다. “참여정부에서 개혁은 이전부터 해왔던 것을 거의 다 마무리 지은 것 같습니다. 그러나 통합 부분은 아직까지 한 발도 못 나가고 있습니다라는 노 대통령의 말처럼 통합과 상생은 참여정부 미완의 과제이자 정치적 비전으로 남았습니다. 우리에게 남은 과제는 무엇인가, 노 대통령의 답입니다.

결국 여기서 우리가 해야 하는 것이 외부의 위협과 내부 갈등을 잘 관리해 나갈 수 있는 정치 체제를 만드는 일입니다. 서로가 의심과 불신 속에서 전부 안 하는 쪽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의견의 대립과 이해관계 갈등을 잘 통합시켜 믿음을 가지고 상호 간에 투자하고, 그 투자를 통해 새로운 가치와 질서를 형성해 나갈 수 있는 정치 체제를 만들어야 합니다. 불안에 대한 회피가 아니라 도전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해 가려고 하는 사회의 역량을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가, 지금 그 문제에 우리가 직면해 있습니다.  

그리고 노 대통령은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한국 민주주의의 새로운 비전으로 상생의 리더십을 제시합니다.  

그것이 바로 정치적 비전에서 우리가 말했던 상생이라는 것입니다. 대화의 정치, 타협의 정치는 민주주의의 핵심적인 본질입니다.  민주주의는 그런 것입니다. 민주주의의 정의(定義)가 한국 국민들에게, 여기에 와야 하는 것입니다. 나누어서 서로 비판하고 갈등하고 투쟁하고 경쟁하면서 국가라는 공동체의 목표를 통합시켜 나가는 이 과정이 민주주의의 필연적인 과정입니다. 이것을 우리가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어야 합니다.  

노 대통령의 이날 발언 중에는 우리는 보편적 욕구를 역사 퇴행의 길이 아니라 진보의 방향과 맞도록 해야 한다는 과제를 함께 가지고 있습니다라는 대목도 나옵니다. 여전히 진행형인, 지난 두 번의 대선을 거치면서 더욱더 절실해진 숙제입니다. 여러분의 일독을 권합니다.

 

  • 김상철/ 노무현재단 사료편찬특별위원회
  • 2013.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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